유럽외 지역 여행 (11) 썸네일형 리스트형 아프리카 여행: 케냐 암보셀리 Amboseli 2 오늘 사파리의 마지막 투어가 끝나갈 때, 하늘은 불타는 듯 붉게 물들어 있었다. 서서히 기울어가는 태양은 저 멀리 킬리만자로 산 정상에 걸려, 마치 산이 하늘과 대화를 나누는 듯했다. 그 장면은 내가 이제까지 본 어떤 광경보다도 웅장하고도 고요했다. 뜨거웠던 낮의 열기는 서서히 사그라지고, 그 자리에 부드러운 저녁의 바람이 불어왔다.저 멀리, 코끼리 가족이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며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어미 코끼리는 커다란 귀를 느리게 흔들며 새끼를 부드럽게 밀어주고, 그 뒤를 따르는 작은 코끼리들은 서로 몸을 비비며 걸음을 맞추고 있었다.마치 오랜 세월 동안 자연이 길러 온 하나의 생명체처럼, 코끼리 가족은 그들이 언제나 걸어왔을 길로 천천히 돌아가고 있었다.주변의 사파리 차량들이 무전을 주고 받더니 .. 아프리카 여행: 케냐 암보셀리 Amboseli 케이프타운에서 출발한 우리는 케냐의 나이로비에서 하루 밤을 묵고 암보셀리 행 비행기에 올랐다. 나이로비 공항은 마치 작은 도시의 버스 터미널 같은 소박한 모습이었고 항공기는 프로펠러가 달린 것이었다. departure hall 바로 앞에 우리를 태울 비행기가 서 있었다. 비행은 편안했다. 제트기 보다 오히려 안전하고, 외부 도움없이 엔진 시동을 걸 수 있는 프로펠러 비행기라서 이곳 사정에 잘 맞는 것 같았다. 암보셀리 국립공원(Amboseli National Park)은 케냐 남부에 위치한 대표적인 자연 보호 구역 중 하나로, 특히 아프리카의 상징인 코끼리를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암보셀리의 탁 트인 평원 너머로 킬리만자로 산의 장엄한 모습이 펼쳐지며, 해발 5,895m의 킬리.. 아프리카 여행: 킬리만자로 산 fly by 아직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새벽 4시, 눈꺼풀은 무겁게 내려앉고, 온몸은 이불을 파고들고 싶어했지만, 아침 6시 비행기를 타기 위해서는 이른 기상을 피할 수 없었다. 케이프타운의 부드러운 이불에서 벗어나는 것이 이렇게나 고역일 줄이야. 바깥은 차가운 바람이 쓸고 지나가고, 간간이 들려오는 새소리마저 피곤에 지친 내 귀를 자극하는 것 같았다. 택시를 이용해 공항에 도착했다. 새벽 공기는 상쾌했지만, 마음속은 긴장과 약간의 불안감으로 무거웠다. 새벽의 케이프타운 공항은 의외로 붐볐다. 비슷한 시간에 출발하는 항공편들이 많았던 모양이다. 그나마 비지니스 클래스를 예약한 덕에 체크인은 수월했다.6시가 다가오자 비행기에 탑승했고, 이내 케이프타운을 떠나 요하네스버그로 향했다. 하늘은 밝아오고 있었지만, 내 머릿.. 마사이 마라 (2) - 아프리카여행 케냐 일출 - 끝없이 펼쳐진 마사이 마라의 구릉지대 뒤편에서 떠오르는 태양. 탄생과 소멸의 웅대한 서사시는 계속된다. 밤새도록 lodge 밖의 초원에서는 뼈 씹는 소리, 동물들의 낮은 으르렁거림이 간간이 들려온다. out of Africa - 아침 햇살 속에 마사이 마라를 떠나는 경비행기 자랑스런 엄마의 행진 - 엄마 치타가 장성한 네마리의 새끼들과 이동하고 있다. 이례적일 만큼 자식을 잘 키워낸 어미에게 찬사를 보낸다. 뒤쳐진 두마리의 새끼는 한동안 장난을 치며 놀다가 뒤늦게 출발하려 하고 있다. "내안에 너 있다." - 암사자 두마리가 식사를 끝내고 잠에 빠져 있다. 그들의 뱃 속에는 배경에 보이는 초식동물이 들어있다. 약 20미터 옆에는 사자가 남긴 것을 먹고 배가 터지려고 하는 졸린 하이에나 한마리도 .. 설경: 청계산: 옥녀봉 가는 길 청계산은 걷기 좋은 산입니다. 정상인 매봉을 오르는 길이 정비를 거치면서 수많은 계단이 생겨 매력이 반감되었지만 원터골에서 시작하는 작은 하이킹 코스로는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습니다. 5분만 걸어가면 지하철 역에 닿는 편리성 때문에 주말이면 더욱 사랑을 받는 청계산입니다. 그리고 5분 차이로 풍경은 너무나 달라집니다. 원터골에서 시작하는 산행의 초입에서 만나는 메타세콰이어가 서 있는 개울가 길은 눈 오는 날의 정취를 잘 살립니다. 여기까지만 걸어도 도심과는 다른 설경에 매료되기 충분합니다. 청계산 원터골 시점을 출발해 메타세콰이어를 지나면 5분도 안되어 팔각정이 나옵니다. 그 근방에 개울가에는 이렇듯 한 방향으로만 가지를 뻗은 나무들이 줄지어 서 있습니다. 팔각정에서 가벼운 차림으로 옷을 갈아입.. [비즈니스 클래스 커플 세계일주여행]2일째 홍콩 유람: 홍콩만, 제이드마켓, 페닌술라호텔 달콤한 잠에서 깨자 방의 참문을 통해 홍콩만의 여명이 보인다. 세계일주여행의 둘째 날이 밝아오고 있었다. 크루즈여행이건 유럽자유여행이건 여행만 떠나면 나는 아침형, 아니 새벽형 인간으로 바뀐다. 새로운 곳의 설레임과 일출 전후의 빛을 감상하고 싶은 욕심때문이다. 어릴적부터 아침잠이 많았었는데… 나는 아직 자고 있는 M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조용히 옷을 입고 카메라를 챙겨 방을 나섰다. 로비층에서 엘리베이터를 내린 후 창 밖에 펼쳐지는 장관에 감탄한다. 붐비던 식당은 아침 식사 준비가 시작되고 있었다. 우리가 앉았던 창가 자리엔 열대의 뭉게 구름이 아름답게 피어나고 있었다. 정문을 나서 호텔을 둘러싼 바닷가 산책로에서 보니 드라마틱한 표정으로 홍콩이 하루를 시작하고 있었다.눈을 돌려 중국 본토 쪽 new .. 겨울에 한 미국 뉴욕여행 - Upstate New York 회상여행 맨하탄에서의 사흘 여정을 마치고 차를 렌트해 북쪽으로, 추억이 서린 캠퍼스를 찾아 떠난다. 실로 얼마만인가?떠나는 길에 우리는 그랜드센트럴과 호텔 사이에 있는 커다란 해산물 마켓에서 피크닉 준비를 했다. 유럽여행 가이드는 럽스터 꼬리 샐러드로 도시락을 만들었다. 정말 그 맛은 잊을 수가 없다. 그날 가재 꼬리만 열개는 먹었다. M은 새우와 빵을 좋아하는 사람답게 바게트 등을 샀다. 북쪽으로 뻗은 고속도로를 달리며 눈 쌓인 경치를 보니 왜 사람들이 뉴욕을 아름답다고 하는지 납득이 갔다. 살 때는 몰랐는데.도착한 캠퍼스는 그리운 모습 그대로 이다.학교는 겨울방학 중이라 한산하기만 하다. 크리스마스 브레이크! 학생회관에 있는 교내 서점에서 기념 티셔츠라도 살까 가는 길에 애용하던 ATM 머신을 지나간다. 언제.. 겨울에 한 미국 뉴욕여행 - 뉴요커의 안식처 맨하탄 센트럴파크 &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아침 9시. 뉴욕에서 사흘째 날이다. 호텔 방의 창밖으로 보이는 맨하탄의 바쁜 일상을 내려다 보았다. 고향 같은 곳이라 그런지 전혀 낯설지가 않다. 바쁜 걸음으로 저 속에서 살아온 것이 나의 인생이다. M과 다니는 여행은 한 템포 느리게 진행한다. 그러다 보니 늦으막히 시작된 하루의 오전은 빠르게 지나가 버린다. 느긋하게 준비를 마치고 M과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가기 위해 호텔을 나섰다. 지하철을 타려고 그랜드 센트럴에 들어갔는데 카페에서 맛있는 스프 냄새가 코를 유혹한다. 배탈이 아직 완전히 낫지 않은 M은 호텔에서 아침에 먹을 것이 거의 없었다. 유럽여행 가이드와 M은 뉴잉글랜드의 명물 크램차우더 스프를 시켜 먹었다. 메트로카드를 사서 생전 처음 뉴욕 지하철을 탔다. 가까운 친구의 여자가 콜럼비아 시..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