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람들은 최첨단 과학문명의 시대를 산다고 자부한다. 그리고 2천년 정도 전에 살던 사람들은 크로마뇽인이나 네안데르탈인 같은 원시인 정도로 여긴다. 하지만 2천년 전에 살던 사람들보다 현재의 인간은 퇴보했으면 했지 진화하지는 않았다.
몇년 전부터 그리스는 유로존의 골치덩이로 등장했다. 과도한 부채와 방만한 정부의 경제운영때문에 부실에 부실이 쌓여 파산지경에 이른 것이었다. 독일을 비롯한 유럽 선진국들의 수혈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그리스는 통합된 유로존을 볼모로 잡고 못된 짓을 거듭하고 있다.
그리스 경제위기를 분석한 기사를 읽고 경악을 금할 수 없었다. 그리스 연금제도가 너무 방만하게 운영되어 경제파탄의 주범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미용사 예를 들었다. 연금에는 위험직종에 근무하는 사람들에게 조기은퇴의 혜택을 주는데 미용사들도 이에 해당되어 50세가 되기 전에 은퇴를 하고 연금 대상이 된다고 했다. 이유는 그들이 퍼머 약을 만지는 위험직종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외에도 모랄헤저드는 그리스 전체에 만연해 있었다. 아테네 사람들은 유럽연합이 긴축정책을 펴도록 권유했다는 것에 반대해 날마다 거리를 휩쓸며 시위를 했다. 돼지같은 욕심이 목 젖까지 차, 나라의 안위는 안중에도 없는 것이다.
2500년 전 아테네는 이렇지 않았다. 아테네 남쪽에서 발견된 대규모 라우리움 은광은 아테네 시민의 모두의 소유로 되어 있었다. 처음엔 생산량이 많지 않았으나 대규모 은맥을 찾아낸 후로는 엄청난 이익이 발생했다. 한해에 한번 이 이익은 시민들에게 분배되기로 되어있었다. 기원전 483년, 지금부터 거의 정확히 2500년 전 어느날, 아테네 민회는 이익금 분배를 결의하기로 되어 있었다. 그 해의 이익금은 시민 1인단 10드라크마였는데 황소 한마리를 살 수 있는 돈이었다고 한다. 지금으로 치면 대략 5백만원 정도일 것이다.
그런데 민회 도중에 테미스토클레스라는 전 집정관이 그 돈을 나누어 가질 것이 아니라 모두 모아 삼단노선 100척을 건조하여 나라를 지키는 해군 함대를 건설하자는 제안을 했다.
놀랍게도 그 제안을 아테네 시민들은 받아들였다. 훗날 그것이 아테네를 그리스 최고의 도시국가로 만들게 되지만 제안할 당시에는 제안자 조차도 아무것도 확신할 수 없었던 일이다. 아테네 시민들은 모두 부유하지 않았다. 오히려 반 이상의 사람들이 재산이라고 말할 것이 아무것도 없는 무산계급이었다. 그런데도 그들은 공익을 위해 자신의 소중한 이익을 희생할 줄 알았다.
이런 위대한 전통을 지닌 아테네의 시민이 어쩌다 2500년이 지난 오늘 자신 밖에 모르는 돼지로 전락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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