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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샹그릴라! 그리스!/그리스여행기

[두번째 그리스여행]1 이피게네이아 신화가 얽힌 브라브로나 Vravro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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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의 매력에 빠져 한 여름에 홀로 그리스 자유여행을 떠났다. 

아테네 국제 공항에 도착한 후 차를 렌트하였는데 하필 현대자동차의 i10을 배정한다. 한국 여권을 내놓은 나에게 한국차를 배정하는 직원이 미웠지만 그렇다고 창피하게 일제차를 달라 하기는 싫었다. 내가 내 나라 차를 싫다고 하면 어떤 소문이 나겠는가? 쓸데없는 오지랍을 부리는 것일수도 있지만...

그리고 차가 주차되어 있는 곳에 도착해 후회했다. 현대차가 도장이 나쁘다는 평은 익숙하지만 이건 페인트가 거의 무광처리 된 것 같이 변해 있고 헤드라이트의 유리도 변색되어 있었다. 그리스의 강렬한 태양이 그렇게 만든 것이었다. 

시동을 걸고 달리는데 시속 80킬로 이상은 무리인 차 상태였다. 

나의 첫 목적지는 브라브로나 또는 브라우론.  공항에서 20분이면 도착하는 곳인데 트로이 전쟁의 영웅 아가멤논의 딸 이피게네이아의 비극적인 신화가 얽힌 곳이다. 

브라브로나 그리스 아티카

공항 부근의 고속도로에서 국도로 벗어나고 또 작은 지방도로 갈라서 달리면 중앙선도 그려져 있지 않은 도로를 따라 유적으로 갈 수 있다. 

브라브로나 그리스 아티카

브라브로나의 고고학 박물관은 고대 도시의 유적에 세워져있었다. 제법 넓은 터가 도시의 규모를 짐작케 한다.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는 스파르타에 외교사절로 왔다가 왕비 헬레네를 납치해 귀국했다. 분개한 스파르타의 왕 메넬라오스는 형인 미케네의 왕 아가멤논에게 도움을 청하고, 그리스 연합군을 모아 트로이로 떠나기 위해 브라브로나 북쪽의 항구 아울리스 Aulis에 집결했다. 

당시에는 범선이 주 운송수단이기에 순풍이 트로이 쪽으로 불어야 출항할 수 있었다. 그런데 군대가 모두 지칠 지경이 되어도 바람은 불어주지 않았다.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사냥에 나선 아가멤논이 하필 여신 아르테미스가 아끼는 사슴을 쏴 죽이고 말았다. 

까칠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아르테미스는 저주를 내려 아가멤논의 딸 이피게네이아를 제물로 바치지 않으면 바람이 불지 않도록 하겠다고 선언했다. 믿거나 말거나 연합군 사령관의 직책을 맡고 있던 아가멤논은 미케네에 머물던 공주 이피게네이아를 데려와 제물로 바치는 식을 올렸다. 

한편 여신 아르테미스는 순진한 이피게네이아가 희생되는 것이 안타까웠는지 마지막 순간에 그녀를 빼내고 사슴으로 대신했다. 그러고는 흑해연안의 타우리스로 데려가 자신을 섬기는 신전의 사제로 만들었다. 

사제로서 이피게네이아는 한동안 타지에서 봉사하다 그리스로 돌아온다. 바로 이곳 브라브로나에.

그리고 아르테미스 신전을 짓고 사제로 평생을 살다 죽는다.  

브라브로나 그리스 아티카

아르테미스 신전은 화려한 모습은 사라지고 기둥들만 앙상하다. 2500년의 세월 속에 남겨진 흔적은 한때 아테네 사람들이 모든 여자 아이들을 이곳에서 봉사하게 했다는 사실이 무색하다. 소박한 박물관에는 어린 소녀들의 석상이 당시의 이야기를 전해준다. 

브라브로나 그리스 아티카

전성기의 신전 배치도를 보며 그 시절을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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