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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여행

[지중해크루즈]크루즈여행 출항 그리고 호화여객선 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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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크인을 마친 우리는 램프를 따라 배에 올랐다. 입구에서 환영하는 선원을 지나자 마자 에스컬레이터와 호화로운 계단이 이어진다. 몇 층이나 올랐을까 호텔로 치면 front desk가 있는 메인 로비 층에 도착했다. 좋다는 호텔을 많이 보아온 우리에게도 호화로움이 예사롭지 않다. 

중앙홀에는 관망용 엘리베이터가 복도를 중심으로 세대씩 여섯대가 오르내리고 있고 꼭대기 층까지 천정이 열려있어 아주 시원한 느낌이다. 우리도 엘리베이터로 바꿔타고 예약한 발코니 선실로 향했다. 

발코니에 비치의자 두개와 작은 테이블 까지 있어 커플이 한적한 시간을 보내기 적당한 선실은 넓지는 않지만 짜임새가 있고 사치스럽지는 않지만 고급스러워 지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방을 나온 우리는 얼마나 넗은지 감을 잡을 수 없는 배 안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먼저 제일 높은 곳으로 가니 건물 옥상같은 넓은 야외공간이 나타났다. 그곳에는 대형 수영장과 수많은 비치의자, 카페, 바, 대형 스크린, 자쿠지 등이 갖춰져 있었다. 워터파크를 배안에 옮겨 놓았다.

출항 30분 전이 되자 비상탈출 훈련이 시작된다. 승객들은 모두 4층에 모이고 각 조로 나뉘어 탈출 경로와 요령을 연습한다. 


드디어 출항. 배는 긴 뱃고동을 우렁차게 울리며 미끄러지듯 항구를 떠난다. 그런데 배가 워낙 커서인지 내가 머무는 선실에서건 수영장에서건 엔진소리조차 들리지 않는다. 

전망용 엘리베이터가 다니는 통로를 통해 보이는 광경은 크루즈 쉽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었다. 삼층이 한번에 보이는데 제일 아래엔 책을 빌려볼 수 있는 도서관이, 그 윗층엔  수영장과 분수대, 그리고 그 윗층엔 조깅트랙이 보인다.

승객만 삼천명이고 승무원도 천오백명이나 된단다. 각 선실은 두명의 메이드가 정해져 있어 하루 두번 청소와 침구 정리를 해준다. 

시실리를 향해 얼마나 달렸을까? 세일보트 한 척이 세일을 접고 동력으로 항해하고 있다. 이 거대한 배 역시 무동력선처럼 조용하다. 여름 지중해 역시 호수보다 더 잔잔해 흔들림 조차 느낄 수 없다. 가긴 가나? 발코니에서 내려다 보면 뱃전에 부딪치는 작은 파도가 부서진 흰 포말이 부서진다.

배에는 여러 개의 식당이 있다. 메인 식당은 정찬 코스가 서브되는 곳이고, 부페 식당은 24시간 언제나 양식, 중식, 김치까지 세계 모든 음식이 넘쳐난다. 이 식당들에서 먹는 것은 모두 크루즈 비용에 포함되어 있다. 다만, 술을 시키면 추가비용이 발생한다. 또 special restaurant이라고 유료 식당이 있는데 가보지 않아 수준을 가늠할 수 없다. 갈 필요를 느끼지 못할만큼 식사는 훌륭하다. 요금에 포함된 식사라고는 믿을 수 없을만큼 음식의 질과 서비스가 놀라웠다. 국내에서는 특급호텔에 가도 형편없이 서브하는 식당 웨이터들이 널렸는데 40을 넘은 우리의 웨이터는 지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서비스를 제공해 여행내내 즐거웠다. 

full course dinner를 마치고 open deck으로 올라가 장엄한 일몰을 감상한다. 크루즈를 다녀 온 후부터 휴가때 해변 호텔에 가도 일출이건, 일몰이건, oceanview건 상관하지 않는다. 열흘이 넘도록 평생 본 것보다 더 훌륭한 일출, 일몰을 보았으니 미련이 없다.

배에는 천여명이 입장할 수 있는 극장이 있다. 매일 밤 두번에 걸친 쇼가 약 두시간 동안 진행된다. 감미로운 목소리의 가수들이 부르는 발라드 공연을 보고 나니 10시가 되어간다. 

선실에 돌아오니 수건으로 두마리 백조를 만들고 침대머리엔 작은 쵸콜렛을 준비해 두었다. 발코니에서 잠시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고 잠자리에 들었다. 배는 여전히 가지도 않는듯 조용하고 흔들림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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