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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샹그릴라! 그리스!

내가 그리스에 중독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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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여행을 참 많이 했다. 누구는 팔자에 '천역'이 끼어서 그렇다고 하던데, 여행을 직업으로 가지지 않은 사람들 중에는 나보다 여행을 많이 한 사람이 거의 없다고 자신한다.

일단 미국에서 도합 6년을 살아본 것 부터 심상치 않은 일이다. 학업을 위한 것이기는 하지만 요즘 기껏해야 '한달 외국에서 살아보기'가 관심을 끌고 있는 것과는 엄청난 수준 차이가 있다.

공부를 마친 뒤에도 논문을 발표해야 하는 직업을 가진 덕에 세계 곳곳에서 열리는 학회를 다니느라 많은 여행을 했다. 미국은 6년을 살았으니 얼마를 더 찾았는지 따질 필요도 없고, 유럽에 머문 날만 200일을 넘겼다. 그것도 2년 전쯤에 따졌보았을 때...

사실 지난 십여년은 유럽여행을 휴가 때마다 다녔다. 가족 모두와 다니기도 하고, 아내와 단 둘이 혹은 혼자서도 유럽을 헤집고 다녔다. 내게 여행은 역사를 좋아하는 취미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전공은 공학이지만 여가시간에는 거의 언제나 역사책을 뒤적이는데 유럽여행은 그 공간에 잠들어 있는 지난 날의 이야기들이 있어 더욱 매력적이다.

그러다 그리스를 갔었다. 그리고 난 그리스와 바로 사랑에 빠지고 말았다.

사실 중학교 시절 그리스신화를 읽는 과제가 있었는데 도대체 낯선 이름때문인지 아무런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엉터리 보고서를 내고 만 적이 있다. 그 후로도 그리스가 별로 두각을 나타내는 나라가 아니었기에 관심 밖이었고, 출발할 때도 큰 기대를 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크레타에서 오천년 전에 살던 사람들이 남겨놓은 찬란한 문명의 흔적들을 마주한 순간, 모든 것은 달라졌다. 난 그 후 아내와 함께 십여일짜리 크루즈로 두 번 그리스를 다녀왔다. 그런데도 이 매력적인 나라에 가고싶은 갈증은 더욱 심해지기만 했다. 결국 나는 2015년 여름에 혼자 30여일을 그리스에서 보냈다. 2016년 겨울에 다시 홀로 30여일동안 그리스를 찾았고 2017년 가을에는 그리스 문명이 찬란하게 꽃피었던 시실리를 십여일동안 혼자 여행했다. 

다른 어떤 유럽의 나라도 떠오를때 마음 한 켠이 아린것같은 그리움이 느껴지는 곳은 없다. 그러나 그리스는 그렇게 여러번 긴 시간을 보냈음에도 언제나 다시 가고싶은 그리움이 사그라들 줄 모르는 곳이다.

나에게는 천국같은, 애인같은 나라를 여행한 이야기가 시간 속에 묻혀 잊혀지기 전에 이곳에 조금씩 써나가려 한다. 글을 쓰려면 그곳을 떠올리고 사진을 모두 보아야 하므로 향수병이 심해질까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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