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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비법

혼자떠나는 유럽여행의 치명적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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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생각만 해도 마음이 설레이고 무더위에 지친 몸이 회복되는 느낌이다. 게다가 그것이 유럽이라면...

아름다운 풍경, 중세의 골목길이 곳곳에 남아있는 그곳으로의 여행은 실현이 쉽지 않기에 더욱 우리를 강하게 유혹한다. 


많이 이들에게 유럽여행은 대학 시절 떠났던 배낭여행의 기억으로 남아있다. 1박에 15유로짜리 유스호스텔에서 2층 침대 위에서 잠든 친구의 지독한 코고는 소리도, 6인 쿠세트에서  밤새 달려갔던 밤도 이제는 모두 아름다운 추억이 되었다. 또 하루하루 일상에 찌들어 가는 자신을 돌아보면 그 시절의 기억은 마치 꿈인듯 비현실적이 되기도 한다. 

유럽으로의 여행이 부담스러운건 몇가지 이유때문이다.

우선 시간이다. 열 시간이 넘는 비행시간은 왕복하려면 24시간을 여객기에서 보내야 한다. 월차 하루 내는 것도 눈치가 보이는 직장인에겐 가장 큰 장애요인이라 하겠다. 그러다 보니 어쩌다 유럽으로 여행을 떠나면 단시간에 많은 것을 봐야하는 전투 아닌 전투에 돌입한다. 패키지 여행 선전을 보면 닷새동안 5개국을 돈다는 것도 흔하다. 이런 식의 여행은 "기억나는 것은 수없이 타고 내린 관광버스의 계단 뿐이더라."는 우스개를 낳는다. 아무리 시간이 없어도 힐링이 되고 다시 달릴 에너지를 채워서 돌아오는 여행이 그리운 것은 아닐까?

돈도 문제다. 국적기의 유럽행 요금은 성수기에 이백만원를 넘는 경우가 많다. 거기에 숙박비, 교통비, 식비 등을 더하면 쉽게 수백만원짜리 여행이 된다. 저축의 한 귀퉁이를 뭉텅 떼어내야 한다. 좋은 방법은 비수기에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패키지 여행도 비수기엔 성수기의 반값도 안한다. kayak이나 skyscanner같은 app을 찾아보면 유럽행 왕복항공권이 백만원 이하로 나오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있다. 내가 타 본 것으로는 2016년 6월 말에 탔던 75만원짜리 왕복표가 제일 싼 것이었다. 

여행일정을 짜는 것도 유럽여행을 혼자 가기 부담스런 이유가 될 수 있다. 교통 편과 숙박만 예약하는데도 많은 시간이 걸릴뿐 아니라 경험이 없어 안심도 되지않는다. 그러다 보니 많은 사람들은 여행사의 패키지여행을 따라 가게 되는 것 같다. 그러나 용기를 가지시라! 백일 밤을 숙박 앱을 통해 예약하고 전 유럽을 헤집고 다녔어도 예약이 안되었다거나 하는 사고는 전혀 없었음을 내가 보장한다. 게다가 여행은 여행일정을 짤 때 이미 시작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 호텔을 찾으려면 현지의 지도를 보게되고 위치를 정하려면 주변에 어떤 유적이나 명소가 있는지 자연히 알게 된다. 하루의 피로를 푸는데 tv에서 나오는 허접한 드라마보다 훨씬 도움이 된다. 원래 스트레스는 전혀 다른 일을 하며 풀어야 한다고 하지 않던가?


혼자 하는 여행을 준비하는데 있어 여성들은 한가지를 더 생각해야 한다. 바로 안전이다. 한때 어느 무책임한 인간이 인도 여행을 지나치게 미화하는 바람에 많은 여성들이 인도에서 성폭행의 피해자가 된 적이 있었다. 혼자 다니는 여행은 위험에 처했을 때 도와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치안상태를 반드시 보수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솔로 여행은 오롯이 자신만을 위한 여행이다. 일정도, 경유지도 모두 내 리듬에 맞추면 된다. 단 두명이 다녀도 누릴 수 없는 자유를 만끽할 수 있다. 한글을 깨친 후로 우리는 며칠이나 스스로만을 위해 살았을까? 어렵기는 해도 예산을 마련하고, 시간을 할애하고, 일정을 완성해서 솔로여행의 상을 스스로에게 주는 것은 앞으로의 삶이 윤택해지는 가치있는 일이다. 

솔로 여행은 파티여행이 아니다. 밤마다 대도시의 클럽에서 놀려면 팀을 이루어야 한다. 솔로여행은 정적인 여행이다. 말이 최소화된다. 그래서 목적지도 번잡함보다는 수수하고 여유가 넘치는 곳이 적당하다. 이런 곳들은 유명세가 없어 물가가 싸다는 커다란 장점까지 있어 금상첨화라 할 만하다.


솔로여행은 솔로인 사람만 가는 것이 아니다. 어느 노래말에 even lovers need holidays란 말처럼 아무리 가까운 사이에도 쉼표가 있어야 한다. 연인이 있는 사람도, 배우자가 있는 사람도 솔로여행을 계획하고 떠나 볼 필요가 있다. 그 여행은 곁에 있던 사람의 소중함을 뼈져리게 느끼게 해주기도 하고, 그저 관성때문에 끌려 다니던 관계를 냉정하게 볼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맹수는 혼자 다닌다. 연약한 초식동물이나 무리를 지어 다닌다. 혼자 있을 용기와 자신이 있다는 것을 입증하고 나면, 돌아오는 여객기 안에서 부쩍 성장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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