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뜨기 전 새벽에 Q3를 타고 스플리트로 달린다. 고속도로는 우리의 국도와 더 닮았다. 군데군데 마을이 나타날때 마다 좌회전 차선이 생기고 인터체인지 없이 차들이 신호를 받아 좌회전한다. 거리는 약 30킬로, 30분 정도 걸린다. 난 스플리트 시 경계를 지난 후 드론을 날릴 장소를 찾아 바닷가 방향으로 차를 몰아갔다.
북쪽의 트로기르에서 스플리트로 접근하는 드론이 스플리트의 해뜰 즈음을 담았다. 바다는 호수같이 맑고 잔잔하다.
수많은 섬을 가진 크로아티아. 그곳들을 이어주는 여객선, 연락선, 크루즈 배들이 사용하는 주요항구인 스플리트는 이곳 출신의 로마황제 디오클레티아누스가 로마 황제의 자리에서 물러난 후 지은 황궁으로 유명하다. 황제는 죽을 때까지 이곳에서 살았다고 한다.
항구는 남북으로 뻗어 있는데 북쪽 끝에는 개인 요트들이 정박하는 마리나가 자리하고 있다. 아침 해가 동쪽 산악지대를 넘어 오면 잔잔한 항구의 바다는 rose gold색 거울로 빛난다.
유럽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붉은 기와 지붕일지 모른다. 하얀 벽채 위에 얹어진 붉은 지붕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중세 유럽의 도시 풍경은 아무리 보아도 싫증이 나지 않는다. 옛것을 사랑하고 그 사랑을 발전시켜 현대를 만들어가는 지혜가 이곳 사람들에게 있는 것이 아닌가 짐작해본다.
항구는 커다란 C자 모양인데 중앙 부근에는 가로수가 중앙분리대를 대신하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황제의 궁전이 있는 근처이며, 수많은 카페가 있는 관광 명소다. 바닷길을 따라 만들어진 산책로이기는 트로기르의 것과 비슷하지만 이곳은 마치 서울의 명동이나 강남역 앞 같이 지나치게 번잡하다. 이른 아침이라 그곳도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2019.07.29 - [유럽자유여행] - [크로아티아 여행] 14. 라스토보 섬: 은하수가 찬란한 요트 정박지의 밤
초행길이라 궁전의 위치를 찾는 것이 쉽지 않았다. 또 100미터 상공에서 보는 것은 좀 달라보였다. 아래 사진의 오른편 끝 부근에 높이 솟은 종탑이 황궁이 있는 곳이다.
아침 출사를 마치고 트로기르로 돌아갔다.
트로기르에서 이틀 밤을 보낸 나는 그곳을 출발해서 북쪽으로 아드리아 해를 따라 크로아티아를 탐사하고 다시 스플리트로 돌아가 섬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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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선이 출발하기 전, 기다리는 부두에서 드론을 띄워 아름다운 스플리트를 다른 각도에서 촬영하였다. 부두의 가장 바깥에는 초대형 크루즈가 정박해 있다. 그 배에 비하면 내가 타고 갈 여객선은 10정도 규모도 안되는 듯하다. 장엄한 산을 배경으로 펼쳐진 평야지대에 발달한 스플리트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온다.
스플리트 뒷편으로 바다가 펼쳐지는데 이 해안을 따라가면 스플리트 공항에 도달하며 더 가면 트로기르에 닿는다.
Jadrolinija. 크로아티아의 여객선들은 모두 이 이름을 붙이고 있다. 국영회사인지 주요 항로를 잇는 배들이 모두 이 회사 소속이다.
내가 드론을 조종하고 있는 애마 Q3가 호화 크루즈선 앞 부두에 서 있다. 배 이름이 그 유명한 Queen Elizabeth호 이다. 발코니에서 항구를 내다보다 내 드론을 발견하고 지켜보던 크루즈 여행객 내외가 내가 드론을 착륙시키자 박수를 친다. 나도 가볍게 답례를 하며 그들의 행복한 여행을 기원하였다.
승선시간이 다 되어 나도 줄지어 있는 차량들 꽁무니에 붙었다. 왼편은 내가 탈 여객선, 오른편은 퀸 엘리자베스 호. 크루즈가 먼저 뱃고동을 울리고 다음 기항지로 출발하였다.
떠나 가는 배. 항구는 석양 속에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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